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LIFE / retrospective

없는 것 세 가지로 블로그를 만들었다

#회고#블로그#AI

나는 백엔드 개발자다. 그런데 나만의 블로그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오래전부터 있었다. 문제는 그걸 만들려면 없어도 너무 없는 게 세 가지였다는 점이다.

없는 것 세 가지

먼저 프론트엔드 지식이다. 비개발자보다야 낫겠지만, 내가 머릿속에 그리는 형태의 블로그를 짧은 시간 안에 직접 구현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.

두 번째는 글쓰기다. 문장을 아예 못 쓰는 건 아니다. 다만 가독성 있고 독자가 흥미를 느낄 글을 쓰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. 개발자면서 글도 잘 쓰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고,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면 재미가 없다는 걸 나조차도 느꼈다.

세 번째는 디자인 감각이다. 이건 정말 최악이다. 어릴 때 미술학원까지 다녔는데 나랑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았다. 플랫폼에 얽매이지 않는 깔끔하고 세련된 블로그를 갖고 싶은데, 정작 그걸 예쁘게 만들 손재주가 없었다.

이것저것 다 써봤지만

그래도 블로그는 갖고 싶어서 Notion, 티스토리, 네이버 블로그, GitHub 블로그까지 돌아다녔다. 커스터마이징이 자유로운 플랫폼은 자유로운 만큼 내가 원하는 느낌이 안 나왔다. 반대로 기능이 정해진 플랫폼은 그 틀 안에 갇힌 느낌이라 답답했다. 결국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로 시간만 흘려보냈다.

AI가 메워준 세 가지 공백

지금은 대AI 시대다. 기술이 정말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걸 요즘 부쩍 실감한다.

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 없이 주저리주저리 적어도, 미리 잡아둔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AI가 매끄럽고 보기 좋게 다듬어준다. 프론트엔드 구현도, 디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. 예전 같으면 몇 달은 배워야 손댈 수 있었던 영역을, 지금은 대화하듯 요구사항을 풀어가면서 만들 수 있었다.

그렇게 만든 게 지금 이 블로그다. 세상이 참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.

앞으로 이 공간은 개발, 투자, 그리고 내 이야기로 채워나갈 생각이다. 없는 것 세 가지를 핑계 삼아 미루기만 했던 걸 생각하면, 진작 시작할 걸 그랬다는 아쉬움도 조금 남는다.